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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추석, 노래방에서 뭐 부를까
제목 올추석, 노래방에서 뭐 부를까
작성자 한계레신문 (ip:)
  • 작성일 2007-09-24
  • 추천 추천 하기
  • 조회수 1202
  • 평점 0점
 올 추석, 노래방에서 뭐 부를까

‘부르기 위한 노래’ 시장까지 형성한 소비의 공간, 노래방의 힘

▣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추석이 얼마 안 남았다. 추석을 맞아 한가위 추천 음반 정도 소개하고 싶지만, 어차피 소개해도 가족끼리 음반 들을 일은 없을 테니 관두자. 추석에 가족이 모이면 방에서 식사를 한다. 오후쯤 되면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서 또 다른 방에 간다. 노래방 말이다. 노래방이 도입된 지도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노래방은 유흥문화의 안방 자리를 꿰찼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음악산업백서 2006>을 보면, 2005년 전 국민의 약 86%가 노래방을 한 번 이상 갔다. 그것도 대부분이 10회 이상 갔으며, 10대의 경우 연간 20번씩이나 노래방을 이용했다. 이쯤되면 노래방은 유흥문화의 마침표가 아닌, 여가문화의 강자이자 최종형이다. 나아가 그야말로 생활의 일부다. 사실 노래방만큼 등장과 동시에 붐을 일으킨 ‘방’은 없었다. 아아, 90년대 후반의 PC방이 있었군. 하지만 PC방은 스타크래프트라는 콘텐츠의 힘에 의해 대박 창업 아이템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노래방은 딱히 킬러 콘텐츠 없이도 단번에 전국을 휩쓴 유일무이한 아이템이었다.


△ 감상하기 위해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부르기 위해 음악을 듣는 소비자가 생기자 생산과 소비의 역전이 일어났다.(사진/ 한겨레 이정용 기자)

<매직 카펫 라이드> 아니면 <나에게로의 초대>

노래방은 본질적으로 기존에 있는 곡을 부르는 공간이다. 애창곡이든 최신곡이든 가수가 노래를 발표해야 부를 수 있다. 소비의 공간이다. 그런 점에서는 방송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음반 산업의 2차 콘텐츠 시장이라 하겠다. 2차 시장은 본래 1차 시장에 종속된다. 어디까지나 원칙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방송을 보자. 음악계에서 방송을 고려하지 않고 음반을 제작하는 경우는 없다. 심지어 인디 음반도 대부분은 방송용 타이틀곡을 염두에 둔다. 비록 실제로 틀어주지는 않더라도. 공연문화가 현저히 저조한 한국 현실에서 방송은 사실상 가장 먼저, 가장 효과적으로 음반을 홍보할 수 있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이틀곡의 러닝타임이 방송에서 틀기에 길다면 라디오 에디트 버전을 별도로 제작, 수록한다. 가사가 과격할 경우 클린 버전을 따로 만들기도 한다(이런 건 외국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노래방도 음반, 음악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의 음악 소비문화란 감상이었다. 콘서트를 통해서건 방송을 통해서건 음악을 소비한다는 건 듣는 것이었다. 하지만 노래방은 이런 판도를 바꿨다. 소비자는 그저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직접 부르게 된 것이다. 물론 그전에도 좋아하는 노래를 부를 수는 있었다. 하지만 고작해야 통기타를 치며 흥얼거렸을 뿐, 경제적 소비행위로 이어진 건 아니었다. 그러나 노래방은 ‘부르기 위한 노래’의 시장을 형성했다. 예전의 음반이 통기타로 치면서 부르기 좋은 노래 한두 곡을 수록했다면, 지금은 노래방에서 부르기 좋은 노래를 담는다. 감상하기 위해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부르기 위해 음악을 듣는 소비자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노래방에서 얼마나 호응을 얻을 수 있는지가 방송 신청곡 순위와 그 노래의 지명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생산과 소비의 역전이 일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노래들이 노래방에서 권력을 잡는가. 두 가지다. 첫째, 편하게 부를 수 있는 노래다. 멜로디가 뚜렷하면 좋다. 자우림의 <매직 카펫 라이드> 같은 노래들이 썩 가창력이 뛰어나지 못한 여성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다. 둘째, 가창력을 뽐낼 수 있는 노래다. 여기서의 가창력이란 철저히 테크닉을 일컫는다. 노래방 초창기에 한 노래 하는 사람들은 B612의 <나만의 그대 모습>이나 정경화의 <나에게로의 초대>를 부르며 샤우팅 실력을 과시하곤 했다. 지금은 어떤가. 테크닉이 중시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다만, 가요계의 흐름이 흑인음악 비슷한 것으로 넘어가다 보니 샤우팅이 아닌 바이브레이션이 가창력 테스트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리하여 노래 좀 한다는 고등학생들은 목소리를 꺾는다. 밋밋한 노래에서 꺾어봤자 별 맛이 나지 않는다. 멜로디의 고저가 확실해야 하고 여기저기서 애드리브가 난무해야 한다. 신나는 곡보다는 질질 짜는 곡에서 꺾을 때 효과는 배가된다. 이렇게 써놓으니까 많이 들어본 노래들 같지 않은가? 맞다. 박효신부터 SG워너비에 이르는 소몰이 일파다. 꺽꺽대면서 꺾어대는 그들의 노래야말로 불러서 폼잡기에는 일품인 것이다. 게다가 이런 노래를 불러야 부른 것 같다. 땀 뻘뻘 흘려가며 얼큰한 음식을 배불리 먹어야 뭘 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우리 정서와 같은 맥락일까.

‘목장 발라드’ 인기는 스트레스 많단 증거?

얼마 전 노래방 기계 생산업체인 태진미디어에서 ‘노래방 최고 인기 작곡가’ 순위를 발표했다. SG워너비, 씨야 등의 노래를 만든 조영수가 1위였다. ‘목장 발라드’가 노래방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테크닉을 앞세워 신파적 감정을 발산하는 노래들이 애창되는 이유는 노래방에 가는 기본 목적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발산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풀면서 느껴야 할 자극의 역치도 높아진다. 노래방에서 열창되는 최신곡들의 자극도가 높아지고 그런 노래들의 수요가 높아진다는 것은, 역으로 한국 사회의 스트레스 지수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징후는 아닐까. 대선을 앞두고 온갖 괴이한 사건들이 판을 친다. 스트레스 지수는 더더욱 치솟는다. 올 추석, 한국인은 노래방에서 어떤 노래를 부를까. 추석 때 가족끼리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만 조사하지 말고,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도 알아본다면 차마 말로 하지 못할 본심의 동향도 알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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