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J미디어 윤재환 사장 | |
“노래방 문화의 원조인 일본에 노래방 반주기를 수출합니다.”
노래방 기기 전문업체 TJ미디어의 윤재환(50) 사장은 휴대전화에 자신이 노래방에서 부른 노래(조용필의 ‘친구여’)를 다운로드해 놓고 사람들에게 들려주곤 한다. 노래 솜씨를 자랑하려는 게 아니다. 이 회사가 선보인 ‘노래방 노래 다운로드’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노래방에서 부른 곡을 녹음해 휴대전화나 CD에 내려받을 수 있는 최첨단 반주기를 올해 초 개발했다.
윤 사장은 “노래방을 찾은 사람 중 절반 정도는 TJ미디어에서 만든 반주기로 노래를 불렀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45%다. 최근에는 일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이 회사는 최근 일본 가라오케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다이이치코쇼’와 1000억원 규모의 노래 반주기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가라오케의 본고장에 기계를 판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기술에서 일본을 앞섰다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TJ미디어는 그동안 노래방 반주기의 ‘진화’를 이끌어왔다. 이 회사는 지난 2002년 초고속 인터넷에 연결해 실시간으로 신곡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올해 3월에는 기존의 컴퓨터 음악 대신 밴드가 직접 연주한 노래 반주를 담은 ‘원음 반주기’를 선보였다. 제작비만 80억원이 넘게 들었다. 이 회사는 노래방 전용 뮤직 비디오 400편을 자체 제작 중이다.
“포화 상태인 노래방이 살아남는 길 말입니까. 휴대전화·HDTV·DMB 등 최신 디지털 장비에 노래방 반주기를 접목시키기는 게 숙제입니다. 노래방을 찾는 사람들이 음향의 질 못지않게 고화질의 영상을 중시하는 시대가 올 테니까요.”
어렸을 때부터 팝송광이었던 윤 사장은 카오디오·스피커 등 음향기기를 만들다 1991년 노래방 기계 제조사업에 뛰어들었다. TJ미디어는 1997년 코스닥에 등록했으며 지난해 4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TJ미디어가 지난해 세운 음반기획사 ‘노란잠수함’은 TV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OST음반(배경음악)을 만들어 인기를 모았다.